Home 삼보가족 삼보이야기

삼보이야기 - Sambo Stroy

논문 및 발행물 리스트 페이지
제목 : 괴팍한 할망구
글쓴이 :관리자 작성일 :2011-11-25 조회수 :1663
라인브레이크
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,
간호원 아가씨들.
제가 어떤 모습으로
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.
당신들은 저를 보면서
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요.<저는
그다지 현명하지 않고
성질머리는 괴팍하고…...
눈초리마저도 흐리멍청한
할망구일 테지요. < 먹을 때 칠칠 맞게
음식을 흘리기나 하고
당신들이 큰소리로 나에게
"한번 노력이라도 해봐욧!!"
소리질러도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노인네. < 당신들의 보살핌에
감사할 줄도 모르는 것 같고
늘 양말 한 짝과 신발 한 짝을
잃어버리기만 하는
답답한 노인네. <목욕을 하라면 하고
밥을 먹으라면 먹고...
좋든 싫든 당신들이 시키는 대로
할일없이 나날만 보내는 무능한 노인네. <그게 바로
당신들이 생각하는 "나"인가요.
그게 당신들 눈에 비쳐지는
"나"인가요. <그렇다면
눈을 떠 보세요.
그리고 제발 나를 한번만
제대로 바라봐 주세요.
이렇게 여기
가만히 앉아서
분부대로 고분고분
음식을 씹어 넘기는 제가
과연 누구인가를 말해 줄게요. <저는 열 살짜리
어린 소녀였답니다.
사랑스런 엄마와 아빠, 그리고
오빠, 언니. 동생들도 있었지요.< 저는 방년
열 여섯의 처녀였답니다.
두 팔에 날개를 달고 이제나 저 제나
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
밤마다 꿈 속을 날아다녔던.<저는 스무 살의
꽃다운 신부였네요.
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
콩닥콩닥 가슴이 뛰고 있던
아름다운 신부였답니다.<그러던 제가 어느새
스물 다섯이 되었을 땐
아이를 품에 안고
포근한 안식처가 되고 보살핌을 주는
엄마가 되어 있었답니다.
<어느새 서른이
되었을 때 보니
아이들은 훌쩍 커버렸고
제 품에만 안겨있지 않았답니다.<마흔 살이 되니
아이들이 다 자라 집을 떠났어요.
하지만 남편이 곁에 있었기에
아이들의 그리움으로
눈물로 지새우지만은 않았답니다.<쉰 살이 되자
다시금 제 무릎 위에
아가들이 앉아 있었네요
사랑스런 손주들과 나,
난 행복한 할머니였습니다.<암울한 날이
다가오고 있었어요.
남편이 죽었거든요.
홀로 살아갈 미래가 두려움에
저를 떨게 하고 있었네요.<제 아이들은
자신들의 아이들을 키우느라
정신들이 없답니다.
난 젊은 시절 내 자식들에게 퍼부었던
그 사랑을 또렷이 기억하지요.<어느새
노파가 되어버렸네요.
세월은 참으로 잔인하네요.
노인을 바보로 만드니까요.<몸은 쇠약해져 가고
우아했던 기품과 정열은
저를 떠나버렸어요.
한때 힘차게 박동하던 내 심장 자리에
이젠 돌덩이가 자리 잡았네요.<하지만 아세요?
제 늙어버린 몸뚱이 안에
아직도 16세 처녀가 살고 있음을 요.
그리고 이따금은 쪼그라든 제 심장이
콩콩대기도 한다는 것을요.< 젊은 날들의
기쁨을 기억해요.
젊은 날들의 아픔도 기억하고요.
그리고 이젠 사랑도 삶도
다시 즐겨보고 싶어요.< 지난 세월을
되돌아보니
너무나 짧았고
너무나도 빨리 가버렸네요.<내가 꿈꾸며
맹세했던 영원한 것은
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
무서운 진리를 이젠 받아들여야 할
때가 온 것 같아요.<모두들
눈을 크게 떠보세요.
그리고 날 바라보아 주세요.
제가 괴팍한 할망구라뇨.<제발, 제대로
한번만 바라보아 주어요
"나"의 참모습을 말이에요.......
이전글 : 나는 결코 아무나가 아니다  
라인브레이크
다음글 : 마음이 즐거우면